영어는 어쩔수 없이 배웠다면.. 일본어는 배우고 싶어서 배웠다.
사람이 하고 싶어서 하는것과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한다는 마음으로 하는것에는 역시나 많은 차이가 있음을 일본어를 배우면서 알게 됬다.
하나의 단어 . 하나의 표현을 외우는것과 알게되어 기쁘고 신기해하고 어서 써보고 싶어 안달난다는 차이랄까?
영어공부 절대 하지마 라는 책에보면 우리가 배우는 언어는 원래 언어를 배울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고 말한다. 거기에 크게 공감한다.
모두가 한국어를 배울때는 듣기부터 하고선 왜 다른 언어를 배울때는 읽고 쓰는것부터 하는걸까? 일어서는것도 못하는 사람에게 달리기부터 시키면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 왜 외국어를 배울때는 이 우스운 상황에 웃는 사람이 없는걸까?
사람이 자기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배우면 크게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1단계가 바로 막 책펴고 배우는단계라고 볼수 있다.
들리진 않지만 몇단어 알고 떠듬거리는 수준이다. 남의 말을 한다는것이 신기하고 조금은 재미가 있는 단계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2단계로 넘어가려면 외울것도 많고 크게 재미도 없어서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한다.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1단계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다. 들리지가 않는데 읽기부터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대화를 하는데 남의 말을 들어야 자기가 응답을 할수가 있는데 들리는것 자체가 안되니까 자기가 말하는데 더 자신감이 없어지고 재미가 없어지게 되는것이다.
2단계가 되면 어느정도 들리고 대화도 되는 수준이라고 볼수 있다.
아마.. 영어좀 한다는 사람이나 일본어 좀 한다는 사람은 다 이수준이 아닐까한다. 한국사람과 하는 대화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대화가 되기때문에 왠지 스스로도 대단해 보이고 뿌듯하고 .. 한국사람과 대화하는것과는 또 다른 색다름에 취해 너무 재미있어지는 단계라고 볼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네이티브가 되면 3단계가 되는것같다.
3단계는 그냥 뜻이 아니라 감정으로 느끼는 단계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 나에게 백날 FUCK YOU 라고 해봐야 아무런 화가 나지 않는다. 물론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어떤 상황에서 오가는 말인지도 알고.. 왜 저 사람이 저말을 할까 정도도 알수 있다.
퍽큐 듣고 난 전~~혀 화가 안난다. (화가 난다면 당신은 이미 네이티브)
하지만 시팔놈아! 라는 말을 들으면 욱한다. 나도 당장에 왜 시팔 이라고 되받아 치고싶은 깊은 욕망도 생긴다. 화도 열라난다. 화가 난다는게 이성으로 판단하기 전에 충분히 몸으로 느낄수 있다.
그게 2단계와 3단계의 차이 아닐까?
외국인하고 전혀 의사소통하는데 문제도 없는데 fuck you 듣고 화가 안나거나 i lvoe you 듣고 가슴이 떨리지 않는다면 아직 2단계다.
일본어를 2년가까이 배우고 그 이후로도 2년이 지난거같은데.. 2단계 초반에서 도저히 3단계로 넘어갈 생각을 안한다. 1단계에서 2단계까지는 귀를 트기 위해 무난히 노력하고 학원을 빠지지 않고 다니는 정도만으로도 2년하니까 어느정도 되는것같았는데.. 3단계로는 왜 이렇게 힘이 드는건지?
그래서 유학이라는걸 가는것같다.
그 미묘한 감정선을 자극하기 위해서 말이지.. 2단계에서 3단계로 가는 벽을 넘기위해서..
일본애하고 술을 먹으면서 이야기 했던게 있는데 나의 어설픈 일본어 때문인지 야한 이야기를 해도 야하게 안느껴진다는거다. 나도 말하면서 한국말로 바꾸면 부끄러워서 잘 못할게 뻔한 이야기인데도 얼굴색하나 안바뀌고 하고있었다.
3단계에 가지 않으면 말하는 나는 물론.. 듣는 네이티브도 그렇게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는가 보다.
그러고 보면 미녀들의 수다를 보면 우리도 충분이 느낄수 있다. 그녀들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들은 재미있지만 감동을 줄수는 없다는것을 말이다.
한국말을 어설프게 쓰는 미녀들을 보면 어쩐지 애처럼 느껴지는것은 어쩔수가 없다. 분명히 자기들 모국어로 말하면 우리들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음이 당연한데 말이다.
꺼꾸로 우리가 외국에 나가면 마찬가지다. 어설프게 쓰는 외국어가 네이티브에게는 어린애처럼 보일수 있다는것이다. 어린애가 야한이야기를 해봐야 야하게 와닿지는 않는다는것이다.
단어를 많이 외우고 문법을 많이 배우는건 공무원 시험치는 사람들이나 해야할것이라고 본다. 진짜 외국어를 배우고 싶으면 귀부터 열어야 한다.
우리 나라 외국어 교육은 이젠 움직일수 없는 거대한 산처럼 굳어져 버린것같다. 그렇게 배우고 가르치는게 당연시 되어버렸다. 개인이 다르게 배우고 싶어도 배울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다. 순전히 개인이 노력해야한다. 특히나 돈이 없으면 3단계로 가는건 정말 요원하다.
국가보고 좀 재대로 해달라고 말하고 싶은게 아니라.. 일부 학원만이라도 새로운 학원이 몇개 생겼으면 하는바램에서 하는 말이다. 그러면 가서 배울수 있으니까..
다행이 나같은 경우는 일본어 학원에 가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일주일에 2,3번씩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많이 한 덕분인것같다. 사실 학원 1시간 수업으로는 절대 실력이 늘지 않았을거라는 자명하다. 아무리 원어민 선생님과 1시간 수업을 한다고 하지만 그들과 진짜 1시간 대화보다 효과가 있을까? 무조건 대화고 듣고 말하는게 가장 중요한것같다.
덕분에.. 술을 먹어야 일본어가 된다는 부작용도 있긴 하다 -_-;
2007년 7월 14일 토요일
외국어 네이티브가 되는 2단계와 3단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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