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시체를 사고 팔수 있다면 난 팔겠다.

"저 사람이 내 엄마를 소고기처럼 발라냈어요"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라는 책에 나오는 대사다.
이 대사의 느낌이 내가 이 책에서 받은 느낌이다. 시체를 발라냈는데.. 하필이면 엄마라는 감정선을 건들인다. 누군가의 시체는 그냥 죽은 사람이전에 누군가와 관계된 사람이다. 그게 시체를 사고 파는데 문제를 일으킨다.

책 전체에서는 단순히 시체를 사고 파는건 일단은 범죄라는 분위기를 깔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물론 범죄다. 일단 현재로썬 범죄다. 그래서 책에서도 깜짝놀라며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고발합니다.라고 소리 높이고 있다.

그런데 나는 현재는 범죄지만 앞으로는 범죄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선만 건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양성화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시체는 시체가 아닌 나의 소중했던 사람의 몸으로써의 인식이 강해서 남몰래 시체가 훼손된다는건 감정선을 엄청나게 건들이는 행위가 된다. 그래서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감적으로 격해지는게 아닐까한다. 더구나 자기 가족이라면 분노는 겆잡을수 없다.

현재로썬 일단 죽으면 시신이 나아갈 경로(?)가 장례식을 해서 묻히던지, 의학적으로 기증을 해서 해부용으로 쓰이던지.. 크게 두가지 밖에 없다.

여기에 기업에 팔수 있는 경로가 생긴다면 어떨까?
처음 그 경로를 선보인 기업은 엄청난 여론의 뭇매를 두둘겨 맞고 천하의 호로자슥소릴 듣게 될거다. 하지만 한명 두명 그 회사에 시신을 팔기 사기시작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동참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모두가 하는데 더 이상 욕을 할수가 없다.
처음 화장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때도 이렇지 않았을까? 시체를 감히 태워서 뼈가루를 내다니 있을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땅에 묻는게 국토낭비라는둥 비용낭비라는둥 말이 많다. 인식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보인다.

책에 나오는 한 사람은(물론 범죄자로 나온다) 장례식을 치룰수 없는 빈민층 사람들에게 공짜로 장례를 치뤄주는 대신 시신을 기증받는다. 말 없이 뒤에서 불법적으로 시체를 팔고 , 토막내고, 뼈가루를 대충 만든다. 기분이 찝찝하고 감정적으로 용납이 안된다.
그런데 어떤식으로 시체가 처리된다는것을 정확히 고지를 해준다면, 이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나로써는 별로 나빠보이지 않는다.

나로써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우리 부모님 시신을 팔아버린다는게 용납이 안된다. 하지만 내 시신이라면? 팔아서 장례비용에 보탤수 있다면 팔라고 하고 싶다. 쓸데없이 과도한 결혼비용도 문제지만 , 나를 추억하기만 하면 되는 자리에 부담을 주긴 싫다. 팔수 있는 경로가 생긴다면 그리고 그것이 불법적인것이 아니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라면 팔아 버리고 싶다.

지금은 책표지에 있듯이 "이 몸서리나는 진실과 맞닥뜨릴 자신이 없다" 라고 떠들지만 , 나중엔 어차피 썩을 몸 팔아치워서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되는게 좋잖아~ 라는 인식이 자연스러워 질지도 모르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그런데 과연 먼저 나서서 시신삽니다를 외칠 기업이 있을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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