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7일 목요일

노동청에 체불임금 고소장을 제출하고..

노동청에 고소장을 접수시키고 왔다.
전 회사에서 밀린 한달 월급을 받으려고 그랬다.

10시에 오랬는데 9시 50분에 갔더니 , 감독관이 10시에 오란다.
화장실에서 10분을 보낸뒤 갔다.


3자 대면을 해야했지만 상대방에서 출석을 하지 않아 혼자 앉아 감독관과 독대를 했다.
뭐가 겁나서 안왔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 안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찝찝하고 껄끄럽다.


"한달밖에 안되고 , 돈도 얼마 안되는데 꼭 이래야 하는지 의문이네요"
"10만원 가지고도 와서 난리 부리는 사람 많아요 한달월급이면 엄청 많은 겁니다."


그말에 용기를 얻어서 생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소장" 이라는것을 적었다.
이 무시무시한 종이쪼가리.. 내가 받는다고 생각하면 아찔 할꺼같다.
그런걸 적으려 하니 왠지 가슴이 답답하다. 적으면서 내내 이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는 내내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더니 , 느글 느글하게 웃으며  감독관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돈 받고싶은거 아니예요?" 라고 한다.

 
4번째 손가락이 길면 폭력적이고 세디스트적이라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사람.. 3번째 손가락과 구분이 안될정도로 4번째 손가락이 길다.
이제 부터는 이사람 입으로 부터 회사로 들어가는 말들은 내가 하는 말이나 다름이 없게 느껴지게 할텐데..

내가 지독하게 무자비한 사람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1년이나 같이 일했고, 이 일만 안니면 문제 될게 없는데.. 왠지 마음이 아프다.

 

"마음아픈거랑 돈이랑은 별개예요. 결과에만 집중하면 되요"
4번째 손가락이 긴 감독관이 씨익 웃으면서 말한다.

접수를 완료하고 인사를 하고 일어서서 문을 나서면서 뒤를 돌아보니..
왠지 기쁜듯한 얼굴로 감독관이 경리같은 사람에게 작성한 문서를 전해주고 있다.

머가 기쁜거지..?

 

세상이 참..
모든 기준이 돈이 되어 버렸다.
그 얼마라고 죄인이 되고 말이지.. 내가 무슨 큰 권한이 있다고 그 돈으로 죄인을 만들고..


고소당해서 고소하다 라고 고소장인가..? 전혀 고소하지 않은데..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래도 받을건 받아야 하지 않는가 말이지..

받을건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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